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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얼써나의 오픈일기
[광안리맛집]맥주보다 위스키 Malt Bar PI:V _피브바 본문
맥주와 소주보다 위스키
코로나가 우리 삶을 이렇게나 많이 바꿔 놓았을 줄이야...
거의 외식으로 새로운 음식과 주류를 접하는 20대, 30대가 지나고 두 아이의 엄마로 주부로 집에서 홈메이드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지 10년이 지난 지금 거의 웬만한 건 인터넷의 검색을 통해 시도해 보고 만들어 보고 있다. 하지만 베이킹도 요리도 내공을 가지고 재료를 준비해 두고 실천해 보기 쉬운 상황이지만 주류 쪽으로는 쉽게 재료를 사두고 해 보기 어려운 분야였다. 그러던 중 코로나로 외부 모임과 술자리를 할 수 없게 되자 집에서 만들어 먹는 각종 신기한 음식들이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그중 '하이볼'은 술이 약한 나에게 아이들을 재워놓은 야간시간에 남편과 일탈을 즐기는 하나의 도구가 되었다.
예전에는 사회생활 할 때는 소맥을 잘 만들면 내가 꼭 주류전문가가 된 것처럼 약간 으쓱해하던 시절도 있었다. 사케에 과일을 넣어 먹는 '사와'라는 주류를 접했을 때도 신선했는데 특별한 날에 지금은 남편이 된 그이와 데이트를 할 때는 이름도 생소했던 칵테일을 호텔 스카이라운지에 가서 마셔보곤 어른이 된 듯한 기분도 즐겼다. '하이볼'도 위스키에 토닉 워터 탄산수를 타 먹는 칵테일의 한 종류일 것이라고 여겼는데 우연히 유튜브에서 주락이월드라는 채널에서 세상에는 각종 주류가 많고 그중에서 위스키의 매력에 빠져 구독 버튼을 눌러 버리고 말았다. 여기서 진짜 하이볼의 유래도 알게 되고 제대로 된 하이볼은 아주 심플한 레시피로 좋은 위스키가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8월에는 우리 큰 현이를 세상에 안게 되던 날 조리원에서 부터 알게 된 동생과 생일이 하루 차이라 우리 스스로 자축파티를 하기 위해 만났다. 동생은 얼마 전 파리 여행을 다녀와 심신이 지친 상태라 우린 배가 부른 맥주보다 우리의 영혼을 적셔줄 위스키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시기가 맞아진 것인지 내가 요즘 관심 가진 위스키의 맛을 경험해 보러 근처 광안리 바닷가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녀도 젊은 인파에 시끄러운 음악의 펍만 즐비했다. 한 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문구 malt bar....

여기라면 우리가 원하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위스키 하이볼을 맛 볼 수 있지 않을까? 설레는 발걸음으로 2층을 오르면서도 내심 불안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기분이 좋았다. 광안리의 상징 광안대교가 보이는 넓은 통창과 은은한 조명과 조용하게 흐르는 음악이 딱 지금 우리가 원하는 분위기의 바였다. 대폿집, 선술집, 호프집, 이자카야를 지나 이제 바에 입성한 것이다. BAR...
Malt : 맥주,위스키 등의 원료가 되는 맥아, 엿기름
위스키를 주력으로 즐길 수 있는 bar 라고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우리 집에 '산토리 카쿠 빈' 일본 저렴이 하이볼 용 위스키만 맛보다 이제 정말 아이리쉬, 스카치, 버번위스키를 접할 차례가 왔다.
위스키를 공부하고 주류관리사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간 몇몇 지식 정보 채널을 통해 배워온 바로는 미국 캔터키주를 중심으로 옥수수를 주원료로 생산된 위스키는 버번위스키, 영국 북부의 스코틀랜드 지방으로 증류소가 형성되어 맥아 및 곡류 등을 이용하여 발효시킨 뒤 쉐리나 버번위스키를 숙성했던 오크통을 가지고 와서 숙성해서 만든 것을 스카치위스키, 위스키의 시초라고 보는 아일랜드 지방의 아일 라섬 중심으로 증류소가 생겨 발달한 아이리쉬 위스키이렇게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더 세부적으로는 스카치위스키를 지역별로 하이랜드, 로우랜드, 스페이사이드, 아일라, 캠벨타운 이렇게 다섯 지역으로 나눈다고도 한다.
주류를 공부하고자 하면 커피만큼이나 역사가 깊고 여러가지 설들이 많아 술을 즐기기보다 공부로 가는 듯하여 여기까지만 알고 그 종류별로 맛을 보기에도 주린이에게는 벅차다.

니트(스트레이트로 이해하고 있던)로 즐길 자신이 없어 바텐더에게 하이볼로 부탁했다. 다만 칵테일처럼 여러 향과 당을 입힌 것이 아닌 깔끔한 스타일로 하이볼을 부탁했다. 같이 간 동생은 지금은 이름을 기억하기 힘든 칵테일 형태로 음료처럼 마실 수 있는 위스키 칵테일을 주문했다. 두 명이 가니 여러 가지 형태로 위스키를 즐겨 볼 수 있었다. 옆자리에는 제임스라는 비교적 대중적이고 여성 아티스트들이 좋아한다는 위스키를 병으로 주문하여 지인과 바텐더까지 나눠서 마시고 있었다. 나도 잔이 아닌 병으로 사서 마시고 Keep 해 놓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서 냉장고에 작은 제빙기 얼음으로 하이볼을 만들어 마실때와는 다르게 큐브 얼음 3개가 딱 맞춤으로 들어가는 하이볼 잔에 제조된 하이볼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음식은 만드는 사람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이라고는 하지만 술에도 커피에도 이렇게 그 법칙이 딱 들어맞는 것이 다시 한번 진리 같이 느껴졌다. 또 욕심이 나는 기물들에 바텐서 손놀림을 자세히 관찰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있었다. 칵테일을 만들 때 쓰는 바 스푼과 슬림 지거를 인터넷에 검색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집에 있는 계량스푼으로 만들어 먹자고 소비를 자제했다. 대견하다.

- 위치 : 부산시 수영구 광안해변로 15, 2층
- 영업시간 : 17:00~2:00
- 전화 : 051-816-1903
-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pi:v가 무슨 뜻인지 바텐더에게 물어 보지 않았던 것이 살짝 아쉽지만 검색을 해도 뜻이 나오지 않았다. 여기저기 상징처럼 있는 솔방울이 그 뜻일 것도 같고 어두운 조명 속에 솔방울이 매우 새련되 보이고 자연스러웠다. 이곳은 단순히 위스키만 즐길 수 있는 곳이 아닌 여러 가지 술들도 있었다. 테킬라, 보드카, 와인, 럼, 진, 코냑, 샴페인 등 내가 경험해 봐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이 설레었다. 늦은 밤이었고 아이들을 남편에게 부탁하고 만난 자리라 우리는 음식을 주문하지 않았지만 괜찮아 보이는 요리들이 많았다. 옆 자리에는 파스타와 치즈 토마토 같은 음식을 시켜 안주로 먹고 있었다. 찹스테이크 , 리소토, 샌드위치, 프로슈토 멜론 등과 같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요리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이들이 조금 크고 남편과 이곳을 다시 방문할 때는 음식들도 시켜 같이 즐겨 보고 싶다.


새벽 2시까지 우리는 그간 경험했던 여행과 사람들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하고 공감하고 스스로 축하하고 위로하고 대견하다 마무리하며 한 가지 더 마셔보자고 시도한 스카치위스키를 나는 니트와 언더락으로 동생은 또 하나의 가벼운 칵테일로 접하고 여름이 저무는 듯한 광안리 바닷가 길을 걸으며 마무리하고 집으로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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